본문 바로가기
프랑스 워킹홀리데이/생활하기

프랑스 은행 계좌열기(헝데부부터 계좌를 열기까지 두 달의 시간..)

by 깡호사 2020. 6. 19.


프랑스 워킹홀리데이가 할 일

1. 집 구하기

2. 핸드폰 개통하기 

3. 일자리 구하기

4. 은행 계좌열기 

 

그런데 막상 프랑스에서 이 일들을 차례로 진행하려고 하면,

- 핸드폰 개통하려면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함.

- 은행 계좌를 열려면 일자리를 구해야 함.

- 일자리를 구하려면 핸드폰번호가 있어야 함.(연락을 해야하니까)

집 구하기 이외에 2~4번의 반복이 계속됩니다. 해결방법은 단 하나, 여러 곳에 부딪혀봐야 합니다.

핸드폰 개통하는 것도 은행계좌가 없이 열 수 있는 곳이 있고(프리 모바일), 일자리를 구할 때도 프랑스는 수표로 월급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은행 계좌를 안 열어도 되는 곳도 많습니다. 또 은행 계좌를 열 때도 은행마다 절차가 다른 것인지, 직원마다 절차가 다른 것인지 필요한 서류도 조금 차이가 있고, 직장의 유무로 퇴짜를 맞기도, 계좌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결론은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여러번 부딪혀 보는 것!

 

 

1. CLC은행 헝데부 잡고, 서류 준비해서 갔는데 퇴짜맞은 이야기

 

 

  '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프랑스에 왔는데, 일은 안 할거고 학원다니고 공부만 할거야. 근데 한국에서 돈을 보내주고, 학원비를 내려면 프랑스 계좌가 필요해서 만들러왔어,'하는 컨셉으로 CLC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려고 갔습니다. 카운터 직원이 흔쾌히 한 주 뒤에 헝데부를 잡아줬고 거주증명서, 여권, 비자만 있으면 된다고 안내를 해줬습니다.

 한 주 뒤에 서류를 준비해서 은행에 갔습니다. 상담실 같은 곳으로 들어가서 진짜 은행원(?)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은행원은 계좌를 열려면 내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된다고 했어요. 영어를 잘 못해서 둘이 번역기를 쓰며 대화를 나눴는데, 우리 CLC처럼 클래식한 은행은 은행계좌 열기가 까다로워서 소득증명서/고용서류 없으면 가입이 안된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안되면 헝데부 잡을때 미리 알려주던지! 처음 헝데부를 잡아 준 카운터 직원이 야속해 졌습니다. 이때 은행업무 바로바로 볼 수 있는 우리나라가 그리워졌습니다.

 은행직원이 la poste(우체국 은행)은 계좌 만드는 절차가 쉬우니 가보라고 추천해줬습니다. 걸어서 3분거리에 la poste가 있어서 헝데부 잡았는데, 여기는 가장 빠른 날이 2주 뒤였습니다. 또 그때 와서 다른말 할까봐 고용서류 필요하냐고 난 일을 못구했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거 없어도 되는데, 그럼 넌 카드랑 수표 못 만들어" 라고 했습니다.

 

2. 험난했던 La banqu postale 계좌 만들기

  헝데부 당시 직장이 없었고, 약 2주 후 헝데부 맞춰 갈 즈음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la banque postale이 정확히 직장이 없어도 계좌를 열어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필요한 서류(고용 계약서, 여권, 거주증명서)를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거주증명서에 필요한 집주인의 신분증을 사본이 아닌 원본을 가져오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1주 후 집주인분과 함께 신분증 사본과 라포스트에서 요구하는 거주증명서를 다시 작성해서 가야 했습니다.(이것만으로도 헝데부 예약으로부터 3주가 걸렸습니다.) 서류를 이제 작성하나 싶었는데, 제 고용증명서에저의 명칭이 madame이 아닌 monsieur라 되어있는 걸 보고 이걸 고쳐서 오라고 요구했습니다. 계좌를 여는 시점에서 48시간 이내에 모든 증명 서류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48시간 이내에 내 고용증명서를 고치고, 매니저의 도장과 싸인까지 받아서 다시 은행에 내야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가 식당 휴무일이라서 엄청 복잡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끝날 줄만 알았던 계좌열기, but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의 은행들은 보통 우편으로 카드와 서류들을 보내줍니다. 각각의 서류들은 시간차를 두고 집으로 도착하는데, 저는 총 6개의 우편을 받았다.

1. 체크카드가 들어있는 우편(4자리)

2. 체크카드의 비밀번호가 들어있는 우편(라포스트는 체크카드의 비밀번호를 은행에서 지정해준다. 분실 방지를 위해 카드와 카드 비번은 따로 우편으로 온다고 합니다.)

3. RIB이 들어있는 우편 (RIB이란? 계좌번호, 은행번호, IBAN코드 등 수표처리 할 때나 계좌이체 시 필요한 내용이 적혀있는 서류)

4. releve d'identite banqaire라는 우편(사실 이건 뭔지 잘 모르겠어요..RIB이랑 비슷한 것 같았어요..)

5. 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쓸 수 있는 회원 확인증?같은 카드와 회원넘버(10자리)

6. 인터넷 비밀번호(6자리)

5번의 회원넘버 10자리. 저는 이게 아이디 일 줄 알았습니다. 로그인 아이디가 10자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인의 급한 마음에 인터넷 비밀번호가 아직 안 온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로그인 시도를 했습니다. 계속 로그인을 시도했지만, 로그인이 안되어 은행에가서 물어봤고, 알고보니 5번의 회원넘버 10자리는 아이디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디는 마지막 은행 갔을 때 챙겨준 가입서류에 쓰여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숫자 10자리. 둘 다 숫자 10자리라서 헷갈렸습니다.

다음날, 우편이 하나 더 왔는데, 그게 6번 인터넷 비밀번호였습니다! 드디어! 첫 우편을 받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 받은 비밀번호였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대로 입력했는데 이상하다. 로그인이 안되었습니다.

그러다 찾은 밑의 정보!

https://cafe.naver.com/woholfriends/7106

 

 

 

다음날 아침 은행에 찾아가서 되지도 않는 불어로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내 담당 은행직원 번호를 알려줬고, 그 번호로 전화도 하고 다시 설명하고.. 정말 엉터리 불어로 대화했습니다. 그런데 그 직원이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라포스트 안내직원한테 새 번호를 달라고 말하라는 겁니다! 속는셈치고 다시 직원에게 가서 "여기 직원이랑 통화했는데, 여기 가면 내 비밀번호 다른걸로 설정해준다던데?" 라고 말했더니 의아해하더니 핸드폰번호를 물어보고 문자로 새로운 비밀번호를 전송해줬습니다.  문자로 받은 비밀번호로 로그인을 하니, 바로 비밀번호 변경창이 떴고, 비밀번호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문자로 보낼 수 있는 거였으면 그렇게 해줄것이지 왜 불편하게 우편으로 했던건지...정말 이해가 안갔습니다.

모든 우표를 받고 la banque postale 어플로 로그인이 되기까지 2달이 걸렸습니다..

3. la banque postale 수표 입금 방법

한국에서 수표 구경도 못했는데, 말도 안통하는 프랑스에서 수표를 입금할 생각을 하니 벌써 까마득했습니다. 일단, 수표창구에 가서 아는만큼 써보았다. 그리고 또 직원에게 찾아가서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물어봤다.

 

 

위에는 제가 멋대로 써본건데, 수표 발행인을 매니저 이름썼더니 아니라고 회사이름(수표에 써있었음) 쓰라고 그래서 밑에 다시 작성했습니다.

이렇게 작성하고 나서는 기계에 이 종이를 넣어서 바코드를 찍고, 투명한 봉투?에 이 종이와 수표를 같이 넣으면 된다.

 

 

아, 수표 뒤에 본인 계좌번호와 자필서명도 하라고 했습니다.

까다로운 프랑스 은행...정말 우리니라 은행은 너무너무 편리한 거구나..

돌이켜보면, 프랑스에서 은행업무 볼 때가 가장 한국이 그리웠던 순간이에요. 프랑스 워홀, 유학 오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직원분들이 친절하셔서 번역기 어플로 설명을 해주시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중간에서 통역을 시키기도 하더라구요. 지나서 생각해보면 참 친절했던 직원분들이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바쁜 와중에 말도 안통하는 외국인이 은행계좌를 연다고 하면 따가운 눈총을 받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그만큼 여유있게 일하는 은행직원분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습니다.

제 블로그말고도 프랑스에서 은행계좌여는 방법에 대해 쓰인 블로그 글들이 많으니, 많이 읽고 준비 많이하고 가시면 금방 은행계좌를 열 수 있으실 겁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