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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워킹홀리데이/생활하기

야, 너두 프랑스에서 일자리 구할 수 있어!

by 깡호사 2020. 6. 1.


 제가 프랑스에 워킹홀리데이를 갔던 이유는, 프랑스에서 일자리를 얻어 유럽을 여행하는, 자급자족의 삶을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떠올려보면 불어도 잘 못하면서 정말 자신감, 열정만 가지고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했던 것 같네요. (그래도 불어를 아예 못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시험을 본 건 아니었지만 A1~2 정도의 실력이었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은 1. CV를 작성한다. 2. CV를 보이는 가게마다 다 돌린다. 3. 인터넷 구인글에 CV를 보낸다.

 


1. CV를 작성한다.

 일단 CV에 대해 알아볼게요. CV는 따로 정해진 양식이 없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경력을 적으면 된다고 해요. 양식은 구글에 CV를 검색하면 찾으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찾은 CV양식에서 제가 몇가지 항목을 추가하고 빼서 이렇게 CV를 만들었습니다. 

 

 

 제 이름을 가장 크게 썼고 (사진을 첨부하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저는 사진은 넣지 않았습니다.) 주소, 나이, E-mail, 핸드폰번호 같은 인적사항을 가장 위에 썼습니다. 기존에 쓰고있던 핸드폰번호는 한 달짜리 유심이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려면 계속 연락을 받을 수 있는 핸드폰 번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핸드폰 개통을 가장 서둘렀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대학교 학력에 대해 적었고, 경험란에 한국에서 경험했던 아르바이트내역을 적었습니다. 가게 상호명과 일했던 기간, 내가 했던 일(ex. 서버 / 손님 응대, 음식 서빙)을 자세히 적었습니다. 이 경험란을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기에 가장 공들여(?) 썼습니다. 언어란에도 한국어, 영어, 불어 실력은 어느정도인지 썼습니다.

 프랑스인들 대부분은 아직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disponibilite에 vacances-travail의 비자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명을 넣었습니다. 제 비자 기간에 대해 쓰고, 그 기간 동안 한 주에 35시간을 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또 제가 원하는 근무 유형도 적었습니다.  

 

2. CV를 보이는 가게마다 다 돌린다. 

 저는 50군데 정도 직접 가게에 들어가서 CV를 돌렸습니다.

돌리면서 했던 대사는

bonjour(안녕하세요)

J'aimerais faire un petit boulot. (저 아르바이트를 하고싶어요)

Est-ce que je peux vous donner mon CV ?(제가 저의 CV를 드려도 될까요?)

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는데 안된다고 매정하게 하는 분은 없었다. 오히려 관심가져주며 "내가 답변 이메일로 주면 돼?"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영업중일 때는 바빠서 CV를 잘 못 돌릴 것 같아서 오전 한가해보이는 가게나 브레이크 타임에 많이 돌렸습니다.

​ 앞서 프랑스 워홀 온 사람들을 보면 이런식으로 CV를 100곳 정도 돌린다고 합니다. CV를 받고 2주정도 후에 연락오는 경우도 있고, 또 불러서 견습생으로 일 시키고 짧게는 몇 분~ 며칠 일 시키고 아니다 싶으면 짜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CV를 50군데 정도 돌렸고, 인터넷 지원서는 새로운 가게가 올라올 때마다 다 넣었습니다(약 100곳). 면접까지 이어진 경우는 3번 뿐이었고 그마저도 답변을 받기까지 며칠, 몇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3월초부터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냈고, 일자리를 구하는 데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3. 인터넷 구인글에 CV를 보낸다.

 저는 프랑스 현지인의 구인 사이트 Indeed를 이용했습니다. 낮이면 CV를 돌리고, 밤에는 집에서 Indeed에서 cv를 닥치는대로 보냈습니다.

http://www.indeed.fr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신의 지역(paris, lyon 등) 을 선택하고 보면 됩니다. coreen, coreene를 검색하면 한국인을 찾는 광고도 볼 수 있어요(거의 없습니다..). 

 

 사실 다른 방법으로 프랑스 한인 카페인 <프잘사>카페에서도 한인식당, 한인마트, 게스트하우스 등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에서 일자리를 구하실 수도 있어요. 저도 프잘사에서 본 한인식당에서 면접을 보기도 했습니다. 사장님과 면접을 보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기본시급도 안쳐주시고 일이 너무 힘들어서 며칠만 일하고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제가 일하는 걸 일주일정도 본 후에 저를 뽑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의욕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가장 너무 했던 것은, "지금 일자리를 구하긴 하지만 우리는 한 달 만 일 할 사람을 구해." 그러면..일주일은 테스트를 하시고 3주만 일을 시키고 자르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엄청 유명한 한인식당이었는데도 한국인 워홀러를 저렴한 임금으로만 보는 사장님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한인식당도 많겠지만, 제가 프랑스에서 살아본 바로는 한인식당, 한인마트에서 일하는 분 들 중 제대로된 대우를 받는 분은 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반면 제가 일했던 식당과 비교를 해볼게요. 저는 회전초밥 무한리필집에서 일을 했습니다. 사장님은 중국인이었고, 직원의 70퍼센트는 중국인이었습니다. 저도 3일 가량의 테스트 후에 정식 직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테스트 때는 돈을 못 받는 줄 알았는데 최저시급에 맞춰서 돈을 다 주었습니다. 월급 나오는 날에는 수표로 돈을 주었고, 월급명세서를 항상 출력해서 주었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며 받는 팁은 직원들이 n분의 1해서 나눠가졌고, 시간외 수당 모두 받을 수 있었습니다. 꽁제페이에라는 유급휴가도 받을 수 있어서 한 달에 며칠은 유급휴가를 받아 여행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만 둘 때 못 썼던 유급휴가는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인들이 참 반가울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해외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특히 한국인 알바생을 쓰시는 분들은 오히려 한국인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학생들을 이용하려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프랑스 워홀러 분들, 유학생 분들 모두 잘 따져보고 좋은 일자리 구하도록 합시다~!

 

 

추가) 불어를 잘 못하면 어떡하나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프랑스에 오기 전 불어를 어느정도 공부하고 왔습니다. 대략 실력은 A1~A2였습니다. 저도 프랑스에 오기 전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많아 찾아보면, 프랑스에서 일을 구하려 하면 B1정도의 실력이 되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A2정도의 실력이 어디 하루아침에 B1이 될 수 있나요.. 저는 당장 실력을 높일 수는 없고, 일을 빨리 구해야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불어도 잘 못하면서 CV를 50건 돌리고, 인터넷 지원도 100건 이상 돌렸습니다. 그렇게 많은 곳에 지원을 했고, 결국에는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어요. 

 물론 일자리를 구하는데 불어 실력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일단 부딪혀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A2실력밖에 안되니까..일 못 구할거야.."라고 포기하지말고 부딪혀보세요. 제가 일하던 식당은 저보다 불어 못하는 친구들, 아예 불어를 못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물며 프랑스 수도인 파리도 아니고 지방인 리옹에서 불어도 잘 못하는 제가 일자리를 구했는걸요. 파리에 살고 계시다면 더 기회가 많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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