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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사우디 간호사

OT 가 끝나고 느낀점 (영어공부의 중요성)

by 깡호사 2021. 10. 9.

이제 GHO(3일), GNO(7일) 오티가 끝났습니다. 

OT를 듣는 이 기간이 제일 행복한 기간이라고들 하던데, 저는 영어 때문에 조금 우울한 시간을 보냈어요. 사우디에 오기 전, 정말 근거 없는 영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며칠 생활하면서 영어공부의 중요성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broken english가 많을 것이라는 착각

이 곳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필리핀, 말레이시아,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 사람들이라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broken english가 많을 거다, 자신감을 갖고 이야기하면 될 거다, 하는 생각을 갖고 사우디에 왔습니다. 그런데 GHO, GNO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들 대부분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기에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질문이 들어오면 제가 어버버 하거나 단어로만 대답을 하고 문장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있었어요. 정말 그 많던 근거 없는 영어 자신감이 다 사라지는 순간...

같이 교육을 듣는 필리피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저는 "How old are you?" 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필리피노 친구는 "Can you tell me how old are you, if you don't mind."식의 고급 영어를 쓰더라고요. 사우디안들도 물론 영어를 하면서 아랍어를 섞으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되물어보면 자신감 하락 / 이해한 척 

간혹 수업중에 자신감을 갖고 질문을 던지거나 대답을 했을 때, 상대방에서 "뭐라고?"라고 되묻게 되면 정말 뇌가 정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잘 못 이해했나, 잘 못 말했나, 뭐라고 다시 말해야 되는 거지? 그냥 아니라고 할까...'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중에 이해를 잘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하거나 되묻기보다 그냥 이해하는 척 끄덕끄덕 하게 되더라고요.

너무 전화영어만 맹신했다

한국에서도 1년이 넘에 전화영어를 꾸준히 해와서 전화영어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실생활에서 쓰는 전화영어는 한국에서 했던 전화영어(영어수업)와 정말 달랐습니다. 전화영어(수업)은 보통 주제를 가지고 외국인과 옆에 있는 것처럼 떠드는 거라 "전화"에 대한 예절이나 패턴을 전혀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 00인데요, 뭐 때문에 전화했어요, 누구 있어요?" "00이 지금 자리 비웠어요. 어디서 전화하신 거죠?" 식의 일상 전화영어는 확실히 공부를 좀 해야 했는데 말이죠. 저는 사우디에 도착해서 격리를 하는 동안 몇 번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 정말 전화영어 자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전화 거신 거죠?" 물어보고 싶었는데 "who are you?"라고 굉장히 1차원적으로 대답을 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이제 CRN교육과 프리셉터 교육이 남았습니다. 이제 정말 환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들을 배워야 하는데 이전에처럼 이해가 안 된 것을 이해한 척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올드 선생님께서 신규 때는 몰라도 이해가 되고 실수해도 이해가 되기 때문에 이해가 될 때까지 다시 물어보고,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제발 이해한 척하지 말고 다시 되묻고, 확인하기로 다짐!!!

그리고 전화영어 패턴 공부해야겠어요, 기본적인 인사부터 용건 전달까지 정리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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