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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사우디 간호사

사우디 간호사) 슬기로운 격리생활 2

by 깡호사 2021. 9. 22.



9/18 격리 5일차

05:00 어제 11시쯤에 잤는데 또 5시쯤에 깼다..6시간 자긴 했는데..그래두 일찍일어나는건 피곤해..

07:30 역시 주말이라 아침이 조금 늦게왔다. 빵이랑 스크램블 나와서 샌드위치로 만들어서 먹었다.



격리가 끝나가는게 아쉬워서인지 뭔가 자꾸 공부할게생긴다. 조금 더 격리하고 싶어졌다...(데이터만 충분하다면...)

13:15 생선가스와 같은 비주얼이어서 먹었더니 치킨가스였다~ ㅎㅎ 오늘 점심은 옥수수스프(?)도 맛있어서 싹싹 먹었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실까 생각하다가 옆방친구가 생각났다. 어제 모닝커피좀 줄 수 없냐고 직원에게 물어보던 옆방친구.. 2개 남은 카누 하나를 주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만든 밀크티까지! 옆방에 노크하고 인사하고 나눠줬다. 에스피라고 필리피노인데 영어를 상당히 잘한다. 필리피노들 진짜 영어잘하는구나...

빵이랑 우유가 너무 많이 남아서 고양이 밥으로 주기로 했다. 고양이 밥주러 나갔다가 에스피 만나서 또 인사하고 이야기도했다. 이 친구는 5일 격리라서 내일 아마 격리가 끝날 것 같다고 한다...(부럽)

18:00 역시 오늘도 휴일이라 저녁이 빨리나왔다! 짧은 면같은게 나왔는데, 먹어줄만 하다?싶었는데 고수도 씹히고 시큼한 채소도 씹혀서 안먹음...오이는 오이라서 안먹구..닭고기는 너무 퍽퍽하고 맛없어서 저녁은 거의 먹지를 못했다..





9/19 격리6일차
07:00 오늘은 제때 일어났다! 드디어 시차적응인건가 싶었는데, 엄마말대로 집에만 있고 아무 활동도 안하고 하니까 저녁에 잠도 빨리자고 또 많이 잤으니까 빨리 깨는 것 같다. 시차때문은 아니구...

7:20 평일치고 아침이 늦게왔다. 아침메뉴에 닭죽이 나왔다! 닭고기도 들어있고 쌀같은것도 들어있어서 정말 닭죽이었다. 그런데 생강덩어리가 씹혀서 거의 토할뻔했음...역시 여기 음식은 조심히 먹어야돼..


옆방친구가 어제 카누 준게 너무 고마웠다면서 필리핀 커피를 줬다! 뜨거운물에 부어먹어야된다그래서 나중에 숙소가면 먹어봐야겠다.


11:10 아침준지 얼마나됐다고 점심이 왔다. 아침에 닭죽만 먹어서 배가 고프긴해서 점심을 빨리 먹었다. 점심은 그냥저냥 스프랑..양고기(?) 같은게 나왔다. 오이는 패쓰..!


낮잠좀 자볼까했는데 전화가 울렸다. 간호부인데 잘 지내냐고 연락왔다고 한다. 내일 숙소 도착하면 전화달라고 했다. 왜그런거지...? 불안...;;

생각난김에 격리사무실에 전화해서 내일 일정을 물어봤다. 아침에 PCR검사하고 결과 오후에 나오면 바로 숙소로 픽업해서 갈거라고했다! 오늘밤만 지나면 격리끄읏!!!!!!

사우디에 고양이가 많다던데 정말 많다. 문밖을 내다보다가 우연히 고양이랑 눈이마주쳤다.


후다닥 뛰어가서 우유와 빵을 가져다줬다.


잘먹길래 우유를 더 가져다줬다.


조금있다가 얼룩 고양이가 와서 남은 우유를 먹었다.


또 그걸 노리는 검정고양이



17:00 고양이 관찰하다가 옆방친구가 나와서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는 답답해서 밖에 조금씩 걸어다닌다고 같이 걸을래? 하길래 같이 걷기루했다. 멀리까지는 못가고 격리숙소 주위를 왔다갔다 하는데 해가 지고있었다. 맨날 격리숙소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바깥 풍경을 보니까 이제 좀 사우디에 온 게 실감이 났다.


걷다보니 강아지들도 있었다.

필리핀 친구는 36살이었다. (엄청 동안이라 나랑 비슷하거나 어릴줄알았음...) 26살에도 사우디 병원에서 근무를 했었고, 필리핀에 갔다가 다시 사우디에 온 케이스였다. 영어를 너무 잘해서 어쩜 그리 잘하냐 물어봤더니, "필리핀에서는 영어가 의무교육이야~" 라고 했다. 한국도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영어가 의무인데...나도 10년 이상 영어공부를 했는데도..이렇게 못하는걸....교육 방식의 차이인걸까..

필리핀 간호사들은 필리핀에서 워냑 월급을 적게받기 때문에, 사우디 월급이 본국의 월급보다 5배가 많다고 했다. 또 자신의 이모도 간호사인데 이모가 자신의 간호사 학비를 다 대줬다고 한다. 자기도 아직 결혼을 못했는데, 동생들과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줘야 한다고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필리핀 간호사들은 가장으로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마인드가 있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구나....

19:00 한시간 정도 친구(에스피)와 걷고 저녁!저녁에는 항상 푸딩이 나오는데 정말 설탕덩어리다...맨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먹었다가 뱉음..치킨덩어리가 왔는데 퍽살이어서 세입먹구 개밥으로 줬다.


+) 다른 쌤들도 어제 사우디에 도착했다. 한 분이 stc전산문제로 유심을 못샀다고 해서 오늘 리야드 시내의 stc매장을 돌아다녔지만 타와깔나가 없어서 유심을 못샀다고 한다. stc어플에 들어가면 유심 배송하는 것도 있길래 나도 신청을 해봤는데 정말 빨리(한 3시간 만에?) 배송이 오긴했는데, 이까마(신분증같은것?) 이 없어서 못받는다고했다. 애초에 visitor로 유심을 신청했는데 이까마를 확인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갔지만..뭐..사실 기대도 안했음.. 내일은 공항에 가서 유심을 꼭 사야지..꼭....기필코...



9/20 격리 7일차!!!

06:30 아침은 항상 비슷하다, 빵과 계란. 오늘 계란찜은 따끈따끈해서 좋았다.


옆방 친구가 문을 두드리더니 커피를 또 줬다 ㅠㅠ 쏘 카인드..

08:30 PCR 테스트를 받았디. 직원에게 PCR검사 결과 언제나오냐고 하니까 "24시간안으로 나와~"라는 되도않는 이야기를 했다. 가볍게 무시했음..;;
방으로 와서 이제 숙소로 갈거니까 짐도 정리하고~ 옷도 갈아입고 모든 준비를 끝내고 공부도 조금하고있었다. 그런데 다른쌤한테 연락을 받았다. 오늘 PCR검사를 하면 내일 격리가 끝난다는거다. 급하게 격리사무실에 다시 연락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내일 격리가 끝난다고 했다..(청천병력1)
그리고 또 안좋은 소식 하나, 공항에서도 타와깔나(백신을 맞았다는 증명하는 어플)가 있어야 들어가서 유심을 살 수 있다는 것... 결국 내가 격리가 끝나서 밖으로 나가도 타와깔나가 완료되는 한 달 정도 후에나 유심을 살 수 있다는 것...(청천병력2)

너무 답답하고 열받고 meet&greet 부서를 정말 부셔버리고싶고 그 직원 지나가다 만나면 때려주고싶고 온갖 생각이 다들었다. 왜, 왜, 왜 유심을 못사게 한 것인가... 방에있는 전화기로 meet&greet 부서에 전화해서 따지려고 부서 전화번호를 찾아다녔다. 그런데 meet&greet부서는 핸드폰번호로밖에 연락이 안된다고 했다. 내 방에있는 전화로는 내선번호밖에 사용이 안된다고 함..하...이놈들을 어떻게 하지...

마음을 추스리고 내가 격리가 해지된 후 유심을 살 수 있는 방법을 플랜A부터 E까지 5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았다.



추석임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에게도 연락을 드려보기도 했다. 대표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이 현재로써는 가장 좋은 방법인 듯 하여 내일 격리가 해지된 후 제일 먼저 실행해보아야겠다.

저녁이 왔는데 먹지 않고 필리핀친구(에스피)와 앞방에 새로온 필리핀친구랑 산책을 했다. 이런저런이야기를하고 들어와서 씻고 에어컨을 선풍기로 돌리려고하는데 에어컨 손잡이가 부러져버렸다...;;; 하우징에 전화해봤는데 이미 7시가넘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에스피에게 도움요청을했고, 에스피는 사교성이 좋아서 이미 하우징에 친구 한 명 사겨놓은 상태여서 당직 하우징 번호를 알고있었다. 에스피가 알려줘서 당직 기관실에 전화해보니, 뱃지넘버(직원번호)를 말하라고했다. "나 이제 사우디와서 바로 격리하고있어. 나 뱃지넘버 아직몰라.." 그러니까 "뱃지넘버 없으면 널 도와줄 수 없어." 하고 뚝 끊어버렸다. (청천병력3) 오늘 나에게 왜 이런일이 자꾸 생기는 것인가.......


어찌저찌 당직 하우징담당자에게 기관실아저씨의 만행을 일러바치고 당직 하우징담당자(에스피 친구) 는 정말 친절했다. 직접와서 살펴보고 직접 기관실에 전화해서 오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기관실 아저씨가 와서 에어컨을 고쳐줬다. 정말 별거 아닌건데 왜 이렇게 험난한 것인지....격리기간동안 이 모든 일이 액땜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좋은 일만 있기를~~인샬라~~




9/21 격리 8일차!!!!
사실 오늘은 격리 9일차다.. 13일에 격리를 시작했으니 8박9일째

06:30 아침에 소세지가 나왔다! 오와! 근데 소세지는 보통 돼지고기로 만들지 않나,,? 이건 뭐로 만든 소세지인거지..? 맛은 괜찮았다.

10:20 사우디에서의 격리기간동안 계속 그랬듯이..오전에 나갈거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다.(하지만 짐은 다 싸놓고 있었음..) 그래서 침대에서 빈둥대며 책을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와서 차가 출발했으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다...

10:25 후다다다닥 준비해서 나갔다. 그동안 얼굴을 많이 본..필리피노 청소부아저씨들이 짐 옮기는걸 도와줬다..땡큐 브라더.,. 그리고 그동안 날 챙겨준 에스피(필리핀친구)와 같이 인증샷찍구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차에타서 나의 숙소 al yamama에 도착했다. mc motel에 있었을 때 맨날 다 쓰러져가는 봉고차에 탔었는데, al yamama로 이동할 때는 쉐보레차를 탔는데 아주 승차감이 좋았다.

숙소는 너무 좋았고, 입구에 시큐리티 분들도 너무너무 친절하셨다. 방도 아주 깨끗!

대충 짐정리를 하고 후다닥 소라고동님과 엠마쌤이 사는 숙소로 이동했다. 그곳은 3인실 빌라인데 엄청 으리으리했다. 80평정도라고 했던 것 같다. 제일 연장자이신 엠마선생님 방은 정말 으리으리했고 거의 전용 거실도 따로있었음...

소라고동님께서 핫도그와 레몬쥬스를 사다주셨다...♥

그리고 함께 stc매장으로 갔다. 다른선생님께서 정말정말 너무 감사하게 공기계와 타와깔나를 빌려주셔서 stc에 입장할 수 있었다.

stc직원들 일처리가 굉장히 느리고 영어를 잘 못해서 힘들었지만, 직원 한명이 통역을 해주면서 엄청 도와줬다. 너무 감사..그리고 신나게 집에와서 유심을 끼었는데 유심이 작동을 안했다. (청천병력4)

소라고동님과 stc다시 방문, 갑자기 입구에서 아바야를 못입으면 출입을 못한다구 했다..부랴부랴 소라고동님의 아바야를 뺏어잆었는데, 소라고동님은 안에 잠옷을 입고계셔서 잠옷을 입은채로 밖에 남겨지셨따...

밖은 어둑어둑해지고...소라고동님께 너무 죄송하고..일처리가 느린 stc직원이 너무 야속했던 시간..
거의 2시간이 되어도 일처리가 안되어서 결국 직원에게 번호를 하나 알려주고 되면 연락달라고하고 돌아왔다.
**유심을 산 뒤에는 그 자리에서 되는지 확인하고 나올 것**

다시 소라고동님과 엠마쌤네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엠마쌤 지인분이 추석이라고 요리를 해주셔서 주셨는데 정말 너무맛있었다


결국 그날 밤까지 유심은 해결이 되지 않았고, 다음날 새벽 눈이 떠져서 stc유심을 한 번 연결해보았는데 드디어 연결이 되었다..!!!!!!!! 감격...ㅠㅠ 이놈에 유심 10일동안 나를 너무 힘들게했다..
그리고 소라고동님, 엠마님..너무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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